42.195km...완주하기

category 취미&공부 2009. 11. 13. 22:59,

42.195km... 완주하기


내가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001년 봄이다.
나는 회사에서 광고영업팀장을 하고 있었다. 몸도 술에 절어 부실했지만, 타고난 소화기능의 부실은 심각했다.
아침을 먹고 회사에 가노라면, 스트레스에 체하고..회사에 가서 아침회의가 싫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마라톤이다.

마라톤을 하기전 산엘 많이 다녔다. 전국의 명산은 거의 섭렵을 하였으니...마니아 수준에 이를 정도였다.
다니던 산행도 멈추고나니 몸은 스트레스에 우울증까지 나타났다. 

처음으로 10km대회에 완주후....2001년 10월


그리고 10km대회 2번 출전 후 2002년 3월 동아마라톤에서 데뷔전을 4시간 3분대로 치루다.
그렇게 나의 마라톤의 역사는 시작된다.
.........

달리면서 자주 체했던 몸은 정상으로 돌아오고....체력은 강안남자로 돌변?해지기 시작한다.

ⓒ 사이판대회 5km 우승후 인터뷰...



주말이면 집은 팽개치고.... 보따리 싸서 달리다보니....
그러기를 22번을 풀코스를 달리고....산악마라톤 67km코스도 거뜬히 3번을...기타 등등 완주매달이 100여개라.....

22번의 풀코스를 완주하고....귀농이라는 제2의 인생을 앞두고 마라톤은 서서히 막을 내린다.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구....봄과 가을 풀코스를 연습없이도 완주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2009년 2월 26일 전남 구례 피아골의 농부로 마라톤은 잊고...농업에 전념한다.

그렇다..마라톤을 잊고있었는데..옛 동료들이 춘천마라톤대회에 놀러가잔다..술김에 오케이를 한지라.....ㅠㅠ
올해만해도 연습이라곤 8월달에 30km한 번 뛴 것밖에...ㅠㅠ 까짓 것.....천천히 달리면 되것지 뭐....완주못하겠어

[2009년 11월 5일 춘천마라톤대회]

구례에서 토요일 열심히 콩말리기를 마무리하구선....오후 5시 버스에 오른다. 늦은시간에 서울에 도착하여 막걸리 몇 잔으로 속을 달래고 찜질방에서 잠을 청한다. 새벽에 일어나 된장국으로 속을 대충 헹구고...버스에서 찰밥을 조금 얻어먹구....춘천에 도착하여 10시 30분경 출발을 해본다.

42.195km 마라톤을 인생이라고들 한다. 인생....
썩어도 준치는 그래도 초반엔 강하다....15km까지는 3시간 40분대 선수들 앞에서 달리고 있다.

15km를 보내고...고비가 찾아온다. 사실 달린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지만....갑자기 허기가 지고....몸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어찌한다냐...이를....아예 나서지나 말 것을..

후회도 되고....힘도 들고...어디서 포기를 하구 회수차를 타야하나...그래 자존심이 있지...하프까지만 달리자 그리구
과감히 쪽팔리지만....회수차를 내생전 처음으로 타는 거다...자 조금만 참고 가보자....ㅠㅠ

19km~20km구간은 죽음의 구간이었다.
 1km가 10km를 달리는 것보다 힘이 들었고....배가 고파서 .....드디어 드디어
오아시스가 나온다. 초코파이와 물....초코파이를 5개를 개걸스럽게 퍼먹는다. 아니 구겨넣는다.
물도 1리터는 더 먹었을 거다.
몸을 추스리고 나니 조금은 더 갈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몸을 달래서 가본다.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힘들고 죽을 것같아도 정신과 싸워서 이기면 할 수 있는 것이 마라톤이다.
아디다스의 광고문구처럼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힘들때면 이 순간보다 더 힘들었을때를 생각해본다. 고통이란 지나고 나면 별거아님을 많이 겪어왔기에 추억은 역사 그래서 좋은 교과서가 되는 것 같다.

10년 전 인수봉을 처음으로 오를때 직벽에서 손가락 하나 들어갈 구멍이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배추를 여러번 셀까하다가....집중을 하니 내가 그 벽을 오르고 있었다....

아, 그때의 아찔한 희열.....내 자신을 겪으면서 나는 불가능은 없다고 믿고 생각해오고 있다.
정신을 집중하고 몰두하다보면 어느새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듯이 나의 마라톤도 힘겹게 가고 있는 것이다.

하프가 넘어서면 저절로 굴러서라도 가게되는 게 정신의 세계라는 것을 안다.
그렇게 고비를 넘기고...35km즈음에서 최악의 고통에 엉엉소리내면서 달렸다. 포기할 수 없음이 나의 몸을 보내고 있었다. 이미 포기한 자들의 유혹도 뿌리치고 나는 간다. 나는 간다. 나는



그렇게 가장 오래달린 마라톤 힘들었지만 기분 좋은 승리자가 되었다. 4시간 37분....
기록은 다만 기록일 뿐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를 이긴 값진 승리....나 살아가리라....

아무리 험한 파도가 다가와도....나는 이겨내리라.....


다시 시작하리라.....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는 법....틈나는대로 몸을 만들어서......
내년 봄 동아마라톤에서는 3시간 30분안에 반드시 들어올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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