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엽수의 난(亂)
아버지는 내가 군대 간 4월에 위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시다가 둘째 아들인 내 얼굴도 보지 못하시고 10월 말경 돌아가셨다. 고향인 고창으로 내려가 장례를 치르고 부대에 복귀해보니 부대 앞 야산 나무의 잎이 다 지고 휑하니 불어대는 바람소리까지 가세해 외더 외로운 가을을 보낸 기억이 있다. 금강산의 일부였던 강원도 고성군 건봉사아래에서 22사단에서 포병으로 군대생활을 했다. 연병장을 뒹굴다가 말년병장이 두려워한다는 떨어지는 낙엽도 무시한 채 산에 나가면 어떤 거라도 먹을 것을 챙겨 온다고 '야전 1종 창고'라는 닉네임으로 군대생활을 했다. 군대가 체질은 아니었지만, 이등병시절부터 아버지의 부재로 살아내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일병 때까지는 선임들 등살에 힘들었지만, 상병과 병장 시절의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