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챙겨야 할 돌배
3년 차 농부 나의 농사를 지으면서 작목을 선택하는 원칙이 있다. 첫째는 지리산다운 작목이 1순위다. 두 번째는 농약을 치지 않고도 잘 자라는 작목이다. 세 번째는 가공이 쉬워야 한다. 네 번째는 시장성이 있어야 한다. 네 가지를 충족하는 작목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약초(산채)와 특용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산채는 4월에만 수확하느라 매우 분주하다. 이른 봄이라 병충해가 적거나 없기 때문에 게으른 농사를 할 핑계를 준다. 산채를 생산하기 위해 농부가 농장에 간섭하는 일은 넝쿨제거나 멧돼지가 망가트린 농장 정리 정도다. 물론 풀관리는 기본이다. 귀농 13년차에 이르기까지 사실 많은 작목의 농사를 지었지만 지금은 돌배 농사가 전부다. 오가피와 꾸지뽕이 농장에 있지만, 야생동물을 위해서 수확을 양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