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바다와 아버지
나의 유년시절 7할은 칠산바다에서 자랐다. 집에서 25분 정도면 걸어서 갈 수 있는 바다가 있다. 칠산바다는, 전라남도 영광군의 임자도에서 전라북도 부안군에 이르는 구간에 7개의 섬을 말한다. "사흘 벌어 1년을 먹는다"는 조기 곡우 무렵 파시가 열리는 칠산바다는 굴비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이다. 그 파시의 중심지인 법성포에서 유지로 살았던 우리 집안은 여순항쟁과 6.25를 겪으면서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되어 아버지는 외가인 이 곳 고창군 상하면으로 흘러 오셨다. 고아의 몸으로 가정을 이루는데 얼마나 힘든 과정이었는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주변 어르신들로 부터 전해들을 수 있었다. 고창과 영광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로 구분되어 있지만 이웃으로 지금이야 차로 30분도 걸리지 않지만, 50여 년 전 법성포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