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키우기

category 굿모닝, 지리산 2020. 10. 27. 17:55,

옥수수를 심었다. 

동국대 이명훈 교수님이 신품종 스위트콘을 개발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연락을 드렸다. 지리산에 귀농해서 시험적으로 농사를 지어보겠노라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씨앗을 보내주셨다. 그리하여 엉겁결에 생긴 2천 평넘은 넓은 땅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온갖 정성을 들여서 발아해 아이들과 모처럼 시골살이의 폼도 잡고 옥수수를 열심히 심었다. 


 

 

밭에 다녀오는 길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마을 어르신들의 민원이 접수되었다. 심은 지 보름 만에 옥수수는 뽑혔다. 멧돼지를 부른다는 이유로 허무하게 마무리되었다. 산골에 살다 보니 야생동물들이 너무 많아서 농사가 쉽지 않다. 농사지을 작목을 선택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농사는 하늘과 동업도 잘해야 하지만, 야생동물들 이웃과의 관계도 잘 고려해서 지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인 것이다.


삶이라는 것이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는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아닐까? 도시에서 살 적엔 맨날 술 마시는 날 아니면 마라톤 하러 갔다가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나날들 어느 날 문득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서 도시의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한심스러웠다. 그 당시에도 어느 공무원이 주말에도 쉬지 않고 너무 열심히 일을 해서 차관쯤 진급을 했는데, 뒤돌아보니 허무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돌아왔는데, 가족들이 놀아주지 않았다는 기사를 보면서 산다는 것이라는 것을 되짚어보니 귀농이라는 것을 통해서 가족들의 공간을 찾고 싶었다. 


벌써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다. 큰애는 대학원에서 논문을 준비하고 있고 아들은 복학생이 되어 집을 떠났지만, 예비중학생인 딸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도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이 오래된 사진을 보면서 따뜻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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