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번지... 오, 미자씨

category 굿모닝, 지리산 2020. 10. 28. 23:02,

구례에 이사 오기 전의 일입니다. 해발 800m 피아골 농장입니다. 때는 2008년 12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오미자를 심으려 하였으나 농기구가 없습니다. 땅은 방치된 억새밭으로 그냥 산의 상태였습니다. 경운기로 갈아보려 했으나 갈리지 않습니다. 군청 공무원한테까지 부탁하여 트랙터를 알아보았으나 트랙터를 구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있더라도 지리산 800미터까지 올라올 수가 없답니다. 피아골에는 산골이라 트랙터를 가지고 있는 농가가 지금도 없다 보니 토지면사무소 근처에서 올라와야 하는데, 경사가 있어서 위험스럽기도 해서 게다가 알지도 못하는 귀농 초보자한테....

지금은 영양으로 귀농했는데 당시에는 서울에서 있던 친구가 내려와 함께 경운기로 해보다가 안돼 곡괭이로 며칠 도전하다가 결국 포기를 선언합니다. 무모했던 귀농이 꺾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서울로 올라갔더라면 ㅎㅎ 어찌되었을까요? 기황이란 친구랑 내일 짐 싸서 서울로 가기로 하고 45도쯤 하는 법성포 밀주 댓병을 나눠 마시고 임시로 빌려 살던 오두막집에서 뻗어잡니다.

다음날 아침 산속에 엔진 소리가 거칠게 잠을 깨웁니다. 뭐지? 이 산골에  포크레인이 와 있는 것이었다. 밖을 나가보니 고영문 씨가 누구냐고 묻는다. 나는 포크레인을 부르지 않았는데,.... 강 건너 손 목사님이 보냈단다. 손 목사님은 젊은 사람이 귀농한다고 많이 좋아라 하시면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물론 나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무신론자.... 어떻게 알았지?? 잠시 생각해보니 어젯밤에 술에 취해 안녕히 계시라고 하직인사를 했나 봅니다. 술에 취해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을 것이고 결국 포크레인으로 밭을 가는 만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다혈질에 성질이 지랄같이 급해 생각하면 이미 움직이고 있다고 옆지기는 이야기를 합디다만, 


↑ 왼쪽같은 상태의 산을 풀을 베고 오른쪽 경운기로 갈아본다고 힘을 써보다가 포기를 하고 맙니다.

 

↑눈 내리는 12월 어느날, 띠풀을 제거하기 위해 포크레인 바가지로 탈탈털어서 땅을 만들어봅니다. 다음날은 2대를 동원~

 

↑ 흙이 이쁘지 않나요 ㅎㅎ 400만원들여 밭가는 미친 농부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임시로 머물렀던 오두막입니다. 지금은 멋진 부부가 살고 있는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날 마을 분들과 오미자를 심습니다. 그리고 오갈피와 엄나무도 심습니다. 손 목사님은 참거리로 막걸리 한 말을 지게에 지고 와서 응원을 보내주시고, 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농장, 지리산 하늘 1번지라 부르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지면으로는 밝힐 수 없는 사연은 막걸리 한 말 정도는 말끔히 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더 흘러가면 그 사연들도 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친구 기황이의 와이프 이름, 미자 씨의 이야기는 다시 등장할 것입니다.


100일 동안 이어서 써야 하는 100up 글쓰기가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이제 95번 남았습니다. ㅎㅎㅎㅎ 지나간 사진을 찾느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오늘은 동의보감촌이 있는 산청군에 다녀왔습니다. 내년도 군 쇼핑몰 관련 방안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습니다. 벌써 내년도 준비를 이야기하는 걸 보니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일은 여수에 갑니다. 마을로 청년들 강의가 있어서 바다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내일은 바다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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