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피 & 산초 그리고, 향신료 전쟁

category 굿모닝, 지리산 2020. 11. 10. 23:41,

초피나무는 지역에 따라서는 젠피, 제피, 초피 등으로 부른다. 초피나무의 열매를 '초'(椒)'라 하는데 산에서 자란다고 산초(山椒) 또는 일본에서는 초피를 산쇼 우(山椒), 원산지 중국의 촉나라에서 온 '촉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화자오'(花椒)라고 부른다. 



이렇듯 여러 형태로 불리다 보니 방송국 프로그램에서도 초피를 산초라 부르기도 하고 전문서적에서조차 산초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지리산에 살면서 초피가 낙동강과 지리산을 넘어 섬진강변의 가야 사람들이 즐겨했던 향신료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김치 특히  겉절이 김치는 초피를 활용해서 많이 먹는다. 처음 구례에 이사 와서 읍내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김치에서 화장품 냄새가 났다. 처음엔 먹기가 부담스러웠던 맛을 지금은 즐겨 먹는 구례 사람이 되었다. 오래 전 고추를 사용하기 전에는 초피를 고추 대용으로 활용하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지리산 사람들은 매운탕, 열무김치, 삼겹살, 초피 빵을 만들어 먹을 정도로 다양하게 즐기고 있는 향신료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 비교, 초피열매



초피나무는 낙동강이나 섬진강변에서 민물고기를 즐겨먹던 사람들의 간디스토마 예방차원과 강변의 습한 기후에서 비염에 좋아서 즐겨먹었다. 가야 사람들이 일본으로 망명하면서 가지고 갔던 것이 초피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초피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시치미(七味)'라는 초피를 포함한 7가지 향신료를 거의 모든 음식에 활용해서 먹는단다. 지금은 초피 가루를 커피 향신료로 미국이나 유럽에 수출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해마다 장마가 지나면 일본 상인들이 지리산으로 온다. 지리산 초피가 가장 얼얼한 맛이 강해서 많이 찾는다.
올해는 특히 꽃필 무렵 냉해피해와 긴 장마로 수확량이 부족했다. 일본 사람들은 씨앗이 덜 여믄 열매를 정어리 치어나 작은 생선으로 우리의 멸치조림처럼 '치리 멘산 쇼'를 만들어 먹거나 염장해서 먹기 위해 씨앗이 덜여믄 상태에서 1차로 가져간다. 그리고장마가 지나면 잘 익은 초피를 싹쓸이를 해가는 바람에 ***화장품 회사에서 화장품 원료로 쓰기 위해 5톤을 계약했는데, 일본 상인들과의 경쟁으로 가격 폭등과 수확량 부족으로 결국 화장품 개발을 접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을 정도로 향신료 전쟁이다.

바스코 다 가마 인도항로 개척, 마젤란의 세계일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등 향신료를 찾다가 유럽인들의 세계 식민지화가 시작되었다. 향신료를 확보하기 위해 보석보다도 비싼 시절이 있었을 정도로 향신료는 중요한 식재료다. 올해도 검색을 통해서 지리산자연밥상의 초피를 찾는 분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초피나무를 제대로 재배하는 곳은 거의 없다. 밀양에서 재배하여 일본에 수출하고 있고, 지리산 인근 지역도 텃밭에 한 두 그루씩 야생으로 자라는 초피나무를 키워 모아 모아서 수확하는 현실이다. 초피나무는 천근성으로 올해 같은 장마에는 취약하고 가뭄에도 버텨내기 힘들어 곧잘 죽는다. 그래서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으로 여기저기에서 찾다 보니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부터는 재배면적을 늘리기 위해서 작목반을 만들었다. 4~5년 후에는 세계에서 제일 알아주는 지리산 초피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날을 꿈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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