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섬진강 책사랑방

category 굿모닝, 지리산 2020. 11. 14. 21:50,

우리 동네 구례에 책방이 생겼다는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접했다. 궁금했다. 인구 2만 7천 명도 안 되는 지리산의 끝자락 섬진강변 구례에 서점이라니 먼저 든 생각은 그 분은 돈이 얼마나 많길래였다. 비어 있던 모텔을 인수해 유동인구도 없고 주변에 책을 소비할 사람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기도 어려운 산골에 서점이라니...
알고 보니 부산 보수동에서 제일 큰 대우서점이 지리산으로 온 까닭은 1978년부터 운영하다가 인터넷의 발달과 헌책 시장의 수요는 갈수록 줄었을 터이고 임대료 부담도 한몫하였다고 한다. 

나도 대학시절 청계천 헌책방을 자주 들락거렸다. 새책을 사보기엔 돈이 없거나 술값이 늘 모자랐다. 가끔은 술값이 없어 책을 팔아서 술을 바꿔 마셨다. 대학시절 누에실이라는 시문학동인회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주말이라도 책을 들고 다니지 않으면 혼내는 선배가 있었다. 어느 순간이든지 학생은 책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선배 덕분에 지금도 책을 읽지 않아도 책을 챙겨 들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읽지도 않을 책을 돈이 없어도 헌책방을 다니면서 책을 사모았다. 그 책들은 이사를 여러번 다니는데, 따라다니고 지리산까지 따라왔다가 아직도 버려지고 있다.



책방의 위치는 구례구역 강 건너

견두지맥, 산경표(조선 영조 때 신경준이 우리나라의 산맥체계를 도표로 정리한 책)에 의하면 견두 지맥은 백두대간의 만복대와 정령치 사이에 있는 1,365봉에서 견두산, 천마산, 깃대봉, 갈미봉을 지나 '섬진강 책사랑방'이 있는 37.8km의 산줄기다. 백두산에서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끝이자 시작점인 것이다. 섬진강 책사랑방의 위치는 구례구역 건너편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신월리 398번지다. 

구례구역(求禮口驛)은 구례 땅 입구 순천시 땅에 위치하고 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지만, 옛날 조상들은 백두대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셨다고 한다. 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구례 땅에 역을 만들지 않고 강 건너 순천 땅에 기차역을 만들었다.



책사랑방은 밤에 가서 보이지 않았지만, 2층에서는 남원 곡성에서 구례로 흐르는 섬진강이 보인다. 카페 형태로 차를 마시면서 독서모임도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의 지식의 나눔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례사람들은 도서관이나 문화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귀농 귀촌한 젊은 분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갈증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3층은 원서나 전문서적이 눈에 들어왔다.



책사랑방 김종훈 대표께 독서회 모집에 관해 여쭤보니 1달에 1번씩 독서모임을 할 예정이란다.  20명밖에 모집하지않는다는데 첫 날인 오늘만 10명이 신청했단다. 위기감에 우선 신청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옆지기랑 다녀볼 생각이다. 얼마 전까지 성장판 독서토론회를 광양까지 다녔는데, 가까운 곳이 생겼으니 구례의 많은 분들이 새로운 공간을 활용할 것으로 벌써 기대가 된다.



디지털 사회로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다. 나 역시 요즘은 정보를 인터넷을 통하거나 월정액 정기구독 서비스인 리디북스에서 보거나 듣기로 책을 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섬진강 책사랑방'이 오래도록 살아남아 지역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지리산을 타고 금강산, 백두산까지 그 기운이 전달되는 시작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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