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의 개구리

category 굿모닝, 지리산 2020. 11. 21. 21:56,


정약용은 "열 집 남짓 사는 시골에서 퉁소 좀 분다고 이름나도 서울 기생방 일급 연주자 앞에선 고개도 못 드는 수준이다"며 겸손과 더불어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사고를 경계하라는 말씀을 하였다. 요즘은 4차 산업혁명의 격변기다. 코로나 19로 세상이 분주하게 변화되는 시절 바뀌는 트렌드에 귀를 열어두고 긴장하지 않으면 영락없는 우물 안의 개구리 신세가 되고 만다. 산골에만 살다 보니 도시의 소식을 접하는 기회가 적다. TV도 없애버린 탓에 내가 시골에서 퉁소부는 한량은 아닌지 뒤돌아보고 싶다. 코로나 19로 인해 서울에 못 가고 있다. 작년 12월에 가고 난 후에 못 가고 있으니 1년이 다가온다. 예전 같으면 코엑스 박람회나 콘퍼런스, 백화점 식품코너에 들러 세상을 엿보았을 터인데, 바이러스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해야 할 일이 없어지고 말았다. 어쩌다 다음 주에 **방송국에 강의 요청이 있어 버스 예약도 하고 서울구경에 신나 있었건만 코로나 19 3차 유행으로 취소되고 말았다. 


산골 우물안 개구리의 하늘은 유튜브나 SNS가 전부다. 가끔씩 서울에서 찾아오는 분들을 통해서 전해 듣기는 하지만 갈증은 여전하다. 유튜브도 공개적인 것들은 대부분 옛날 정보가 많다. 이제야 깨달아 유료 강좌를 이용하고 있다. 23살 대학생 선생님한테 돈을 지불하고 공부를 배우는데, 그야말로 나는 시골에서 퉁소부는 한량이었다.
성장판 독서모임을 안 것은 오래되었지만, 적극적인 활동은 하지도 못하고 카톡으로 쏟아지는 정보도 볼 여유가 없이 지내는 산골의 삶이다. 그러다가 성장판 독서모임 광양에 참여해서 자극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축적하였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느껴온 진리이지만 바쁘다는 것은 늘 핑계일 뿐이었다. 과감히 성장판 글쓰기 100UP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어찌어찌 29일을 버텨내고는 있지만 내일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는 심정으로 버텨내고 있다. 


전남 마을로라는 일자리 참여 청년들한테 온라인 마케팅 트렌드에 관해 목요일 금요일 강의를 했다. 마을로 사업은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라는 슬로건으로 청년-지역 마을 상생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사업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소멸되는 과도기에 일자리가 없는 힘든 청년과 변화되는 과정을 극복하지 못하는 농업 기업들이 윈윈 하는 사업이다. 어쩌다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강연을 계기로 산골에서 퉁소 좀 부는 한량 취급을 받는다. 꼰대 관점에서 청년들을 바라보면 참 답답해 보이는 청년들을 향해 나 역시 우물안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하는 이야기로 강의를 풀어낸다. 학교 다닐 때 공부하지 않은 대가로 이제야 대학원을 다니고 100up을 하고 협동조합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로 강의를 어쩌면 2020년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술을 마셨다. 생각해 본다 나 역시도 우물 안에서 잠시 하늘을 보았을 뿐 바다를 아직 보이지 않는다.


井蛙不可以語於海者 拘於虛也 (정와 불가 이어 어해자 구어 허야)
夏蟲不可以語於氷者 篤於時也 (하충불가 이어어빙자 독어시야)
曲士不可以語於道者 束於敎也 (곡사 불가 이어서도 자 속어교야)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설명해도 알지 못하니 공간에 매여 있기 때문이고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설명해도 알지 못하니 시간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며
비뚤어진 선비에게 도를 설명해도 알지 못하니 가르침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장자(莊子)의 <추수(秋水)> 제17편에서>>>

 

사업자 정보 표시
지리산자연밥상 | 고영문 |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로 36-12 | 사업자 등록번호 : 416-81-66827 | TEL : 061-781-1471 | Mail : jirisan800@gmail.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09-4870053-30-2-00014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